몸집 커지는 AI반도체… “44兆 시장 잡아라”


국내 기업들이 차세대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AI 반도체’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었다. AI 반도체는 개인화 헬스케어부터 바이오, 보안, 일상 관리까지 각종 AI 서비스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인프라로 부상 중이다. 향후 성장세도 가파를 전망이다. 이동통신사, 플랫폼 기업 같이 반도체와 연관성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기업들도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25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0년 121억 달러(약 15조8000억원)에서 내년에 343억 달러(약 44조원)까지 확장한다고 추산한다. AI 반도체는 대규모 데이터를 병렬처리하는 데 특화된 고성능 비메모리 반도체다. AI에 맞춤형으로 제작되는 반도체라는 뜻이다. 그동안 AI 서비스는 그래픽 정보처리용으로 개발된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의존해왔다.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어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GPU 기반 제품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AI 연산은 GPU의 본래 용도가 아니다. 전력·시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도 보인다. 반면 AI에 특화된 반도체를 사용하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규모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 전력은 더 적게 소모하면서 데이터 처리 전송 속도를 빠르게 하는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반도체 산업의 기술 전환기가 찾아오고 있는 셈이다.

이런 흐름을 빠르게 읽은 기업들은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하다. SK그룹 계열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최근 AI 인프라 기업이라는 지향점을 내세운다. SK스퀘어,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전문기업 사피온을 지원 중이다. 사피온은 지난해 초에 SK텔레콤의 사내 AI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독립해 나온 기업이다. 사피온은 내년 상반기에 자체 AI 반도체 소프트웨어 개발도구를 내놓을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자사 AI 반도체 시리즈의 차세대 모델도 공개할 계획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추게 돼 AI 반도체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KT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손을 잡고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KT는 최근 리벨리온에 3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자체 AI 컴퓨팅 생태계를 구축해 기업들이 쉽게 빌려 쓸 수 있는 국내 기술 기반의 AI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협업하고 있다. 두 회사는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협력을 위해 업무제휴를 맺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네이버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에 하드웨어 측면의 투자를 했다. 퓨리오사AI는 컴퓨터 비전 AI 반도체 개발을 마치고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칩 양산에 돌입했다. 내년 상반기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AI 반도체를 중심축으로 하는 반도체 산업 부흥기가 찾아올 것에 대비해 정부도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 조성 지원에 들어갔다. 정부는 국산 AI 반도체 고도화 등을 목표로 내년부터 2030년까지 총 826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국산 AI 반도체의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 출처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79316&code=11151400&sid1=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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