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한파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 ‘충격’

‘반도체 한파’가 메모리 반도체 경기를 더 가파르게 끌어내리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1위를 다투는 TSMC에는 봄바람이 불고 있다. 파운드리 업황 상승기류를 타고 ‘나홀로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실적 전망치는 큰 폭의 하향세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증권사 전망치 평균)이 매출 76조7130억원, 영업이익 8조2264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보다 0.3%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7%(5조6403억원)이나 감소하는 것이다.

특히 4분기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조~3조원 수준에 그친다는 비관적 예측까지 나온다. 3분기 영업이익(5조1200억원)의 절반에 그친다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8조8400억원)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으로 추락하는 실적이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는 더 어둡다. 올해 4분기에 적자로 돌아서면서 4192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적자 전환이 현실화하면 2012년 3분기(영업손실 150억원) 이후 10년 만에 처음 겪는 손실이다. 적자 폭도 작지 않다.

시장에서는 D램 가격의 하락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악화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10월 D램(PC 범용제품 기준) 고정거래가격이 2.21달러로 전월(2.85달러)보다 22.46%나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10월에 낸드플래시의 고정거래가격도 4.14달러로 3.73% 내렸다. 지난달에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달 들어서 내림세의 폭이 커지고 있다.

이달의 가파른 하락세까지 반영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영업이익은 더 축소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스마트폰, PC, 서버 등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최근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가 10주치에 이르렀다고 분석한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적정 재고를 약 6주치로 본다.

한국의 반도체 대표기업들이 위기론에 휩싸인 것과 달리 대만의 TSMC는 ‘순풍’을 타고 있다. TSMC가 자체적으로 제시한 올해 4분기 매출 전망치는 199억~207억 달러(약 26조~27조원)에 달한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의 4분기 반도체 매출 전망치는 21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업황 상승세에 힘입어 TSMC는 올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삼성전자를 꺾고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1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 출처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7781340&code=61141111&sid1=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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